우리는 흔히 행성 발견 소식을 과학의 성과로 받아들인다. 새로운 행성이 발견됐다는 뉴스는 늘 신뢰의 언어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행성 발견이 끝까지 사실로 남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었다가, 이후 연구를 통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진 행성들이 여럿 있었다. 이 글에서는 그런 이른바 ‘가짜 행성’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사라지게 되었는지를 살펴본다.
행성이 ‘가짜’로 판명되는 이유
행성은 직접 눈으로 확인되는 경우보다, 간접적인 신호를 통해 발견되는 일이 훨씬 많다. 별의 미세한 흔들림이나 밝기의 변화, 중력 효과 같은 데이터를 분석해 행성의 존재를 추론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러한 신호가 항상 행성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관측 장비의 오차나 별 자체의 활동, 데이터 해석 과정에서의 착각이 행성 존재로 오해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과거에는 현재만큼 정밀한 관측 장비가 없었기 때문에, 제한된 데이터로 결론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당시 기준에서는 충분히 합리적인 해석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더 발전된 기술과 분석 방법이 등장하면서 기존 결론이 수정되는 사례가 반복되었다.
가짜 행성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당시 환경
초기 외계 행성 연구가 시작되던 시기에는 관측 대상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먼 거리에 있는 별을 장기간 정밀하게 관측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데이터의 양도 지금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이로 인해 연구자들은 작은 변화 하나에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별 내부에서 발생하는 자연적인 진동이나 활동 주기에 대한 이해도 충분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런 현상들이 행성의 중력 효과로 잘못 해석되면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행성이 발표되는 경우가 생겨났다.
한때는 교과서에 실릴 뻔했던 가짜 행성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별의 주기적인 흔들림을 행성의 영향으로 오해한 경우다. 특정 별이 일정한 패턴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자, 과학자들은 그 주변에 행성이 공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후 더 정밀한 분석을 통해, 그 흔들림은 별 내부에서 발생하는 자연 현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다른 사례는 별의 밝기 변화에 대한 오해였다. 별의 밝기가 주기적으로 감소하면 행성이 앞을 지나간다고 해석하기 쉽지만, 별 표면의 흑점이나 활동 변화만으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한때 ‘발견되었다’고 발표된 행성은 공식 목록에서 조용히 삭제되었다.
현재는 어떻게 검증하고 있을까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행성 검증 방식도 크게 발전했다. 현재는 하나의 관측 결과만으로 행성을 확정하지 않고, 여러 관측 방법을 동시에 활용해 교차 검증한다. 별의 흔들림, 밝기 변화, 직접 촬영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결론을 내린다.
과거에 가짜로 판명된 사례들은 오히려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어떤 조건에서 오류가 발생했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었다.
사라진 행성이 알려주는 것
존재하지 않았던 행성들은 지금은 조용히 잊혀졌지만, 그 흔적은 여전히 연구 속에 남아 있다. 이 사례들은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는 과정이 단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수정과 검증을 반복하며 조금씩 가까워지는 여정임을 보여준다. 어쩌면 진짜 흥미로운 이야기는 발견 그 자체보다, 이렇게 사라진 행성들이 남긴 질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