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계절은 1년에 한 번 순환한다. 이 느린 변화 덕분에 생태계는 예측 가능하게 적응하고, 인간은 농업과 생활 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우주에는 이 기본적인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 행성들이 존재한다. 어떤 행성에서는 하루 동안 계절이 여러 번 바뀌는 것처럼 극단적인 환경 변화가 반복된다. 이 글에서는 이런 행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왜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하기 어려운지를 살펴본다.
계절은 무엇으로 결정될까
계절은 단순히 온도가 변하는 현상이 아니다. 행성의 자전축 기울기, 공전 궤도, 자전 속도, 항성으로부터 받는 에너지의 분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진다. 지구는 자전축이 일정한 각도로 기울어 있고, 비교적 원에 가까운 궤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계절 변화가 완만하다.
하지만 이 조건 중 하나만 크게 달라져도 계절의 개념은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특히 궤도와 자전 특성이 불안정한 행성에서는 계절이 빠르게 교차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극단적인 타원 궤도의 영향
하루에 계절이 여러 번 바뀌는 행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극단적으로 찌그러진 타원 궤도다. 이런 행성은 항성에 가까워질 때와 멀어질 때의 거리가 크게 차이 난다. 가까워질 때는 강한 에너지를 받아 급격히 가열되고, 멀어질 때는 빠르게 냉각된다.
이 과정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반복되면, 행성은 마치 하루 동안 여름과 겨울을 오가는 것처럼 보이는 환경을 갖게 된다. 온도 변화는 완만하지 않고, 급격하게 일어난다.
빠른 자전과 불안정한 자전축
자전 속도 역시 중요한 요소다. 자전이 매우 빠른 행성에서는 낮과 밤이 짧게 반복되며, 표면은 끊임없이 가열과 냉각을 경험한다. 여기에 자전축이 불안정하게 흔들리면, 항성 에너지가 도달하는 위치가 빠르게 바뀐다.
이 경우 특정 지역은 짧은 시간 동안 강한 열을 받았다가, 곧바로 냉각된다. 이는 계절 변화가 하루 단위로 여러 번 발생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만든다.
기후가 고정되지 않는 환경
이런 행성에서는 기후 패턴이 형성되기 어렵다. 바람의 방향과 강도, 구름의 분포가 지속적으로 바뀌며, 예측 가능한 날씨라는 개념이 사라진다. 대기 순환은 항상 변화 중이며, 안정적인 상태에 도달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물이 존재하더라도 액체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고, 얼었다 녹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생명체에게 매우 불리한 조건이다.
인간의 시간 감각이 무너지는 세계
가정적으로 인간이 이런 행성에 거주한다면, 가장 큰 문제는 시간 감각이다. 하루 안에 기온과 환경이 급변하면, 낮과 밤뿐 아니라 계절에 따른 생활 리듬도 유지할 수 없다.
의복, 거주 공간, 에너지 관리 모두 극단적으로 복잡해진다. 인간의 생체 리듬은 안정적인 주기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은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생명체는 적응할 수 있을까
지구형 생명체 기준으로 보면, 하루에 계절이 여러 번 바뀌는 환경은 생존에 매우 불리하다. 안정적인 번식과 에너지 순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과학자들은 극한 환경에서도 단순한 생명체가 짧은 주기에 적응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연구는 생명체가 어느 정도의 환경 변화까지 견딜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과학자들이 이런 행성에 주목하는 이유
이런 행성들은 행성의 궤도와 자전이 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들은 행성 형성 이후에도 궤도와 자전이 얼마나 크게 변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또한 안정적인 계절 구조가 생명체에게 얼마나 중요한 조건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해준다.
빠르게 바뀌는 계절이 알려주는 것
하루에 계절이 여러 번 바뀌는 행성들은 인간이 살기 어려운 세계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계절의 안정성’이 결코 보편적인 조건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런 행성들을 통해 우리는 지구의 느리고 예측 가능한 계절 변화가 얼마나 드문 조건인지, 그리고 그 덕분에 생명체가 번성할 수 있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